2023-12-12
한양대학교 독어독문학과 독일어권시사토픽과번역 수업에서 기사를 작성했습니다.
이에 대한 자유로운 피드백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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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신보도1: 서이초
2023.07.20
7월 19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 담임 교사 A씨가 전날 오전 학교 안에서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채 발견됐다. 학교 관계자가 A씨를 처음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고, 현장을 목격한 학생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계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신규교사인 A씨가 학교폭력 업무를 담당하면서 특정 학부모로부터 지속적으로 악성 민원에 시달렸다는 이야기가 퍼지고 있다. 교사노동조합연맹은 "교육당국과 경찰당국에 성역 없는 철저한 진상조사와 수사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다만, 경찰은 A씨의 가족과 동료 등을 대상으로 조사하는 과정에서 A씨가 악성 민원에 시달렸다고 볼만한 정황은 아직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경찰이 정확한 사망원인을 밝히기 위해 수사 중이고, 사망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파악이 끝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교육청은 학생 및 교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심리 정서 안정 및 학습권 보장을 위한 교육 활동 정상화 방안을 모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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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신보도2: 집회
2023.09.04
지난 7월 숨진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49재인 오늘, 전국 교사들이 국회와 각 시도교육청 앞에 모였다. 교사들은 고인을 추모하고 교권회복을 요구하는 집회를 펼쳤다. 전국 37개 학교가 임시휴업을 하고, 서이초에서는 별도의 추모식도 열렸다.
시위에 참석한 교사들은 서이초 교사를 추모하기 위해 카네이션을 헌화하고, 묵념과 함께 집회를 시작했다.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 각 시도교육청 앞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집회가 열렸다.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아동학대 관련법 개정을 포함한 교권보호 합의안 의결 등을 요구했다. 또한 집회를 위해 하루 연가를 낸 교사들에 대한 교육부의 징계방침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교사들은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이후로 매주 주말마다 서울에서 집회를 벌여왔다. 모든 집회는 단체의 개입 없이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집회에 자원하는 방식이었다. 교사 커뮤니티는 사건 발생 49일째가 되는 이날을 ‘공교육 멈춤의 날’로 지정하고 대규모 집회를 실시하여 교사들의 눈부시는 연대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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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보도
2023.12.05
2023년 대한민국 교사들은 궁지에 몰렸다. 교권은 날이 갈수록 추락하다 결국 연쇄적 사망 사건이라는 참사를 초래했다. 그 참담한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부모 세대의 교육관과 팬데믹의 영향, 미디어의 폭력성을 꼽을 수 있다.
자식을 향한 이기적 사랑, 교권 존중은 뒷전..
‘스승의 그림자는 밟지 않는다’는 옛말이 있다. 그만큼 스승은 존경하고 각별히 예우하는 대상이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이런 옛말이 무색할 정도로 교사의 위상은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다. 학부모는 일명 ‘헬리콥터 부모’로 자녀 주위를 헬리콥터처럼 맴돌고 과잉보호하며 교권을 침해하고 있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20년 교직생활의 절반을 가까이 저학년을 가르친 전주의 한 초등학교 교사 이모 씨와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모 씨는 최근 서울서 발생한 초등학교 신규 교사의 자살 사건에 크게 분노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다. 이를 통해 전국적으로 교권침해의 정도가 심각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날 인터뷰한 이모 씨는 밤낮 시간대를 가리지 않고 교사 대상 폭언과 학부모의 무분별한 악성 민원에 시달리고 있음을 밝혔다. 그는 인터뷰에서 “학생의 잘못을 학부모에게 전달하면 자신의 아이는 그렇지 않다며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교사에게 큰소리를 낸다”는 사례를 밝혔다. 더불어 이모 씨에 따르면 학원에서 일어난 학생 간의 폭력을 학교폭력 범주에 포함시켜 교사에게 사안조사를 무리하게 요구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이처럼 부모들은 교사들에게 학교 밖의 학생 생활지도까지 도맡게 하며 책임을 전가하기도 한다.
이러한 학부모의 갑질이 현대 사회에 만연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요즘 부모들은 자녀에 대해서는 무조건적인 사랑을 쏟고 있는 반면에, 교사에게는 공격적인 성향을 내보인다. 학부모들은 자녀가 특별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가치관에 사로잡혀 교사의 인권을 존중하는 태도는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교사에 대한 학부모의 공격적인 태도는 자녀들의 생활 및 학습 태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학부모는 자녀들에게 모범이 되도록 교육 환경 속에서 교사들과 긍정적으로 협력하고 소통하는 태도를 지녀야 한다.
코로나19 시대와 교권추락의 시대
학부모의 갑질과 교권침해 문제는 지난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2020년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창궐로 인해 모든 학교들이 문을 닫았다. ‘온라인 학습’, ‘Zoom 미팅’, ‘원격’ 등의 단어들과 함께 성장한 어린 학생들은 평소처럼 학교에 가지 못하고 가정에서 공부를 해야만 했다. 때문에 원격 온라인 학습은 불가피하게 학습결손을 유발했고,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에 대한 회의감은 학생들을 학습 태만으로 이끌었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학습의 지속은 학생들이 마땅히 배워야할 미덕과 사회화 측면에서도 많은 결핍을 만들어냈다. 인간의 사회화는 청소년기에 급격히 진행된다. 청소년기본법에는 청소년을 만 9세부터 만 24세에 이르는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다.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회화가 이루어지는 시기에 동급생과의 교류가 절단된 청소년들은 대인관계 형성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일삼게 되었다.
코로나19 초기 학교와 회사가 문을 닫았을 무렵에 가정은 긍정적 변화를 맞이했다. 학생들은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가족관계가 호전되었으나 얼마가지 않아 문제가 발생했다. 청소년들이 다수 모이는 학교는 회사보다 전염병 규제가 더욱 심해 한 학기 전체를 셧다운(shut-down)하여 학생들의 무기력증을 심화시켰다. 장기 지속된 셧다운은 학생들의 학습 결손과 사회성 저하는 부모들의 걱정을 유발했고, 이에 대한 책임감은 교사들에게 돌아갔다.
독일 동부에 위치한 튀링겐 주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단체 활동 억제, 학교 생활 차단에 대한 규제를 심화시켰다. 튀링겐주의 학부모들은 코로나19에 회의감을 많이 느꼈고, 그 회의감은 교사에 대한 분노로 이어졌다. 당시 튀링겐주의 학부모 갑질 및 폭력 수치는 극에 달했다. 교사가 겪은 언어폭력의 56%가 학부모에 의해 가해졌고, 교사에 대한 SNS 상의 명예훼손도 70%에 달했다.
가상세계의 폭력성을 흡수한 아이들
교사를 향한 폭력을 비롯하여, 교내 폭력이 빈번하게 일어나게 된 중요한 요소로서 미디어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영유아들마저 스마트폰을 통해 어느 컨텐츠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다. 한글도 모르는 어린이들이 몇 번의 터치와 음성 검색으로 유튜브, 틱톡 등의 플랫폼에 접속하여 유해한 컨텐츠를 접하기도 한다. 판단력을 갖추지 못한 아이들은 자연스레 미디어에 중독되고 이는 일상에 어려움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아동심리상담가 양 씨는 “다양한 경험은 두뇌의 여러 부위를 자극시킨다. 예를 들어, 촉각적 경험은 소뇌, 대뇌, 언어반구를 통해 대뇌의 다양한 처리 과정을 거쳐 뇌를 발달시킨다. 그러나 대부분의 시각적 정보는 후두엽만 활성화시킨다. 미디어의 자극적인 영향을 받은 영유아는 후두엽의 시각적 측면만 발달하게 되어 강한 자극에만 흥미를 보이고 집중력이 떨어지며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양 씨는 두뇌 발달의 적기인 영유아기에 지속적으로 미디어에 노출될 경우, 보상회로의 활성화로 인해 아이들은 더욱 자극적인 것을 원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집중력 및 사고력 저하, 청소년기로 접어든 아이들의 미디어와 현실 식별 능력 저하, 반사회적 현상 등의 부정적 영향이 나타남을 꼬집었다.
온라인 상에서 쉽게 경험하던 폭력성과 공격성은 아이들의 무의식에 잠재하게 되고, 이는 교실에도 녹아든다. 미디어에 과다 노출된 아이들은 감정 조절이 어렵고 충동적이다. 이 때문에 학교 부적응 문제 및 또래 관계에서 발생하는 소외와 갈등을 회피하고자 또다시 온라인이라는 가상의 세계에 몰두하는 악순환도 발견된다.
같은 폭력, 다른 대응
교권 추락에 따른 교사 폭력 문제는 한국만의 고민거리가 아니다. 미국 테네시주의 한 고등학교 교사 케일럽 베이츠씨는 지난 5월 학생으로부터 캡사이신 스프레이 세례를 당했다고 고백했다. 학생의 휴대전화를 가져갔다는 것이 이유였다.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고등학교 교사의 47%와 종합학교 교사의 76%가 최근 몇 년간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폭력을 당했다고 조사되었다. 교사가 겪는 피해가 국경을 넘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해외와 한국의 사례 간에는 차이점이 한 가지 있다. 바로 대응 방식이다. 선진국들은 문제 학생과 학부모에게 교사가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왔다. 독일의 경우에는 교권 침해에 대한 교육적•규제적 조치를 규정하고 있다. 교사는 수업권 침해 행위에 대한 경고, 문제 학생 및 학부모와의 상담, 수업에서 제외 등 징계권을 즉시 행사할 수 있다. 이런 조치 이후에도 교권 침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면, 교장 및 교원위원회가 담당 교사와 협의하여 문제 학생의 학급 이전이나 퇴학 조치를 결정할 수 있다. 또, '교사에 대한 폭력예방 가이드'를 마련하여, 교사에 대한 폭력이 발생하면 경찰에 통보하고 피해 교사가 심리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반면 한국 교육 현장의 경우 상황이 복잡하다. 법적인 제약과 아동학대에 대한 우려로, 교사들이 적절한 권위를 행사하는 것을 주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에 대하여 교육 당국은 교사들이 위축되지 않고 교육활동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법적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 동시에 학생 및 학부모들 사이에서 교사를 존중하고 학생들의 책임을 강조하는 문화가 자리잡아야 할 것이다. 교육 현장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공동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